Tennis

나달을 보며 94년 이종범을 떠올리다.

봄날오후 2015. 1. 22. 18:23

Rafael Nadal.

1986년 스페인 출생
테니스 선수.
그것도 아주 Top Player!

이종범.
1970년 대한민국 출생
(전) 야구선수
(현) 방송해설가
한국 야구 레전드.

어제 나달과 스미첵 경기를 보며
갑자기 저는 이종범 선수가 떠올랐습니다.

왜냐구요? 뜬금없이 그것도 야구 선수를? ^^;;


나달....
Top Player중에서도 유난히 강한 임팩트를 주는
선수죠.

세상에서 페더러를 이길자는 없다고 여겨질 때,
당당히 나달 그 자신만의 무기로,
그것도 가장 큰 무대에서 페더러를 꺾었었고

클레이코트에서 무적의 포스를 내뿜으며
전무후무한 프랑스오픈 연속 우승기록, 최다 우승기록을 세우며
(9회 우승, 5회 연속 우승)

무엇보다 저돌적이며 포기할줄 모르는
그의 끈적끈적한(?) 플레이 스타일이
유난히 강하게 다가오는, 그런 선수죠.

 

 

 

 



하지만 나달은
부상으로 인하여 페더러처럼 끊임없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처음부터 그의 플레이 스타일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피지컬이 버텨주지 못할 것이다"
라고 했을때 전 믿고 싶지 않았지만...

지난 몇년간, 나달을 지켜보며
이제 조금은 인정이 됩니다.
분명 그의 몸이 버텨나질 못하고 있다는 것을요.


그의 부상이나,
플레이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다만 부상으로 인한 나달의 휴지기가 길어지면서
유난히 그의 한경기 한경기가 더욱 임팩트 있게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문득 저의 야구 응원팀 타이거즈의,
전 야구선수 이종범이 떠올랐습니다.


이종범!
홈런은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 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종범 선수가 한국 야구계에 남긴 임팩트는 정말 강합니다.

특히나 이종범 선수 최고의 한해는
94년입니다.

4할에 근접한 타율,
그러면서 84개의 도루와 19개의 홈런,
194개의 최다안타(작년 서건창 선수의 200안타로 기록은 깨집니다만) 등
타자로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역량이 가장 종합적으로
멋지게 발휘된 한해였죠.

 

 



이처럼 강한 인상을 남긴 이종범 선수는,
의외로 통산기록으로 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물론 중간에 일본 프로야구 진출이나
얼굴쪽 큰 부상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기록지에는 그것들이 기입될 수가 없죠.

오히려 프로야구 통산 기록지에는,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양준혁'이라는 선수의 이름이
더 많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통산'이 들어간 거의 모든 타격기록에
그의 이름이 들어가 있어요.

통산타율 : 0.318(2위)
통산특점 : 1299점(1위)
통산홈런 : 351개(1위)
통산출루율 : 0.418(2위)
통산볼넷 : 1349개(1위)
통산도루 : 193개(12위)
통산삼진 : 890개(7위)
통산타점 : 1389점(1위)
통산안타 : 2318개(1위)
통산장타 : 1278개(1위)
통산장타율 : 0.534(3위)
통산고의사구 : 150개(1위)

※ 의외로 도루도 12위!! ^^


호사가들은 말합니다.
이종범이 공백기가 없었다면
한국 프로야구의 모든 기록은 그의 차지일 거라고.

전 개인적으로 호사가들의 입담을 참 좋아하지만
결과적으로 무의미한 논쟁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또한, 기록지에 양준혁 선수 이름이 많다고 해서
94년 이종범 선수가 역대 야구선수중 최고로 크게 빛났다고 해서
두 선수 중 한명의 손을 들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눈팔지 않고,
본인의 철저한 몸관리를 통해
모든 기록지에 본인의 이름을 올린
양준혁 선수에게 경외감이 듭니다.

야구를 저렇게 하는 선수도 있구나,
보는 재미, 듣는 재미,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
이종범 선수에게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주고 싶습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냐!!!
라고 하실 것 같네요^^;


나달이 페더러와 달리, 꾸준한 행보를 보여주지 못하고
부상에 신음하고 힘겹게 복귀하고 있습니다만
이미 그에게 전, 94년의 이종범처럼 강력한 임팩트를
느꼈고 더 이상 그 이상을 바라지 않습니다.

제가 원하는 건
어제처럼 힘겨운 얼굴로
한경기 한경기 신음하는 나달보다

잘 관리된 컨디션과 신체상태로
오래도록 즐거운 얼굴로,
열정적으로 코트를 뛰어다니는 나달입니다.

사람들이 양준혁과 이종범 모두를
최고의 야구선수로 기억하듯이
페더러도 나달도,
이미 30대에 전설이 되어버린 선수들입니다.


나달이 부디,
지난 2012년 큰 부상 후
2013년 보란듯이 부활한 것처럼,
다시 날개를 펴고 날았으면 합니다.
꼭!


나달을 아끼시는 팬들이
원하는 단 하나,

 

코트밖에서 순박한 웃음지으며

그 누구보다 예의바른 이 청년이, 

코트에 서 있는 모습을
오랫동안 보는것 아닐까요? ^^

괜시리 안타까운 마음에
몇자 적어봤습니다.

P.S
적고 보니 나달이 임팩트만 쎘지
기록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현역 Top Player중
그와 1:1 상대기록으로 앞서는 사람은 없으며
남자 현역 선수중 유일한 Golden Slammer입니다.
(올림픽금메달 + 4대 그랜드 슬램 제패)

또한 새삼,
페더러의 꾸준함과 그의 통산 기록에
경의를 표합니다.